오늘의 주제는 바로 '단편 드라마'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보는 드라마는 대부분 16부작 이상의 중장편 드라마다. (12부작도 있지만..) 하지만 결말까지 기다릴 인내심이 없는 사람들은 중장편 드라마를 보는게 힘들기도 하다.. 그런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게 바로 단편 드라마이다. 내가 본 여러 편의 단편 드라마 중 추천하고 싶은 것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소개글이지만 약간의 스포주의*
나의 흑역사 오답노트
<나의 흑역사 오답노트>는 1부작 드라마로, 전소민, 박성훈 등이 출연한다. 다른 드라마들도 모두 내가 좋아하는 배우 때문에 본거지만 이 드라마도 그렇다. 박성훈 배우를 보려고 본 드라마인데 너무 재밌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드라마. 배우 덕질을 하다보면 뜻밖의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날 수 있게 된다. (나름의 장점) 대략적인 줄거리는, 학교 수학교사인 도도혜가 수능 출제위원으로 합숙을 가게 된다. 그 곳에서 자신의 흑역사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두 남자, 대학시절 첫사랑인 필승과 이혼한 전남편 진상을 만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도도혜는 '흑역사 오답노트'를 작성한다. 수학교사다운 취미랄까.. 그간 만들어온 흑역사를 기록하는 수첩인데 그렇다보니 아주 애지중지한다. 수능 출제를 위해 도착한 숙소에는 첫사랑 필승이 경찰이 되어 나타나있었다. 그녀가 대학시절 생성한 흑역사는.. 술게임에서 필승과 러브샷을 하는 벌칙에 걸려 수행하려다 그만.. 필승에게 죄다 토해버리고 말았고 그것도 모잘라 그 입으로 키스를 해오려다 필승이 휙 피해버려 고대로 엎어져 피터진채로 엉엉 운 것이었다.. 내가 다 쪽팔리는 사연이지만 전소민 배우가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게 연기해서 웃으면서 볼 수 있었다. 중반에 합류한 전남편 진상과 관련된 흑역사도 나오는데.. 그걸로 인해 필승과 잠깐 멀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인 "나 니가 좋다" 고백씬.. 다른 휘황찬란한 고백 멘트보다 훨배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 엔딩도 이 드라마스럽게 기분좋게 끝이 난다. 흑역사에 몸부림치는 도도혜를 보면서 공감도 많이 되었다. 보다보면 나의 흑역사가 떠오를수도 있으니 주의할것.. 귀엽고 기분좋은 로코를 원하신다면 이 작품을!
한여름의 추억
<한여름의 추억>은 JTBC에서 2017년 12월의 마지막 날 방영되었던 2부작 드라마이다. 저번에 리뷰했던 <괴물>을 연출했던 심나연 감독님이 연출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는 이준혁 배우 때문에 보게 된 드라마. 화면도 정말 예쁘고, 분위기가 참.. 독특하다. 주인공 한여름이 사랑했던 남자들이 나오면서 그녀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자신이 죽으면 장례식에 구남친들을 모두 불러달라고 했던 한여름. 여전히 사랑받고 싶어하지만 그러지 못해 찬란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슬펐다. 그럼에도 한여름은 여전히 빛나는 사람같아 보였는데, 주변에서는 그렇게 봐주지 않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녀가 만난 남자들 중 가장 사랑했다고 생각되는 박해준과의 이야기가 제일 슬펐다... 그래도 한여름은 빛나고 아름다웠던 사람이라고 한여름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정말 영상화보마냥 모든 씬이 다 예쁘고, 분위기와 여운이 장난아닌 드라마라 추천! 여담으로 이 작품에 <비밀의 숲>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세명이나 보여서 반가웠다. 물론 비숲을 보기 한참 전에 먼저 본 드라마이긴 하지만 이 리뷰를 쓰면서 알게 되었다. 이런 것도 덕후의 쏠쏠한 재미..
한여름의 꿈
<한여름의 추억>과 헷갈릴뻔한 <한여름의 꿈>.. 이 드라마는 김희원 배우때문에 본 건데 <한여름의 추억>과 헷갈려서 '엥 김희원 배우가 거기에 나왔었다고??' 했지만 추억이 아니라 꿈이었다 ㅋㅋ 이드라마는 1부작으로, 시골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미혼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미혼부인 만식은 소중한 딸 예나의 출생신고를 위해 서류상 엄마 역할만 해줄 여자를 베트남에서 구할 생각이었는데, 온다던 그 여자가 갑자기 튀어버리는 바람에 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를 알리 없는 예나는 엄니 언제 오냐고 계속 물어보고.. 우연히 동네 공식 불우이웃 만식의 사연을 알고 돈이나 뜯어갈까 싶어 접근한 다방에서 일하는 미희가 만식의 집에 왔을때, 예나가 미희를 엄마로 착각하고 와락 안긴다. 결국 미희는 예나 엄마 행새를 해주기로 하고, 2천만원을 받고 혼인신고도 해주기로 한다. 하지만 미희는 가짜로 혼인신고서를 작성해주고, 틈새를 노려 돈만 들고 튈 작정이었다. 그렇지만 미희의 계획은 줄줄이 실패하고, 너무 순진한 만식은 돈 훔쳐가려고 안방을 다 뒤진 미희를 보고 약상자를 찾냐며 다친 무릎이나 걱정해주고 있다.. 미희는 어쩔 수 없이 만식네에 살게 되면서 알게모르게 정이 많이 든다. 만식에게도 예나에게도.. 만식도 예나 생각해서 술먹고 집오는 길에 꽃도 따오고.. 순박한 김희원 배우를 보고 싶다거나, 탁 트인 시골 풍경을 보고 싶다면 추천.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이다.
투제니
이 드라마는 2부작으로 유일하게 그냥 본 드라마.. 그렇지만 다 보고 나서 김성철 배우를 좋아하게 되었다.. 요즘 잘돼서 괜히 뿌듯한.. 이 드라마는 뮤직 드라마로, 드라마 중간중간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꽤 나온다. 줄거리는 소심하고 숫기없는 모태솔로 정민이 첫사랑 그녀 나라를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소심한 모쏠 연기를 김성철 배우가 너무 잘했다ㅋㅋ 둘이 점점 가까워지는 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함박웃음을 짓게 되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드라마다. 나라는 고등학교 때 유명한 퀸카였고, 정민은 그저 멀리서 짝사랑이나 하던 범생이였다. 나라에게 잘 보이기 위해 용기내어 나간 학교 축제 무대에서 대차게 삑사리를 내버렸고 그 이후로 무대 공포증이 생겨 사람들이 좀만 있어도 그 앞에서 노래를 못하게 되었다. 나라는 아이돌로 데뷔하지만 곧 망해버리고, 솔로로 전향하려는 계획이었는데 우연히 편의점에서 알바하고 있던 정민을 만나게 된다. 정민이 나라의 관심을 끌기 위해 혼신의 기타연주를 선보이자 나라가 정민에게 기타 레슨을 부탁하고, 그때부터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지게 된다. 이 드라마도 참 산뜻하고 귀여운 드라마다. 정민이와 그의 동생과의 케미도 귀엽고, 김성철 배우와 이상이 배우가 함께 노래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미치겠다, 너땜에!
<미치겠다, 너땜에!>는 MBC에서 방영된 4부작 드라마로, 소개한 작품들 중 가장 긴 드라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8년동안 절친으로 지내던 래완과 은성이 술김에 하룻밤을 보낸 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다. 사실 드라마를 보면서 여자 주인공 은성의 캐릭터가 좀 답답하고, 짜증나기도 했다. 언제나 자기가 먼저 해놓고선 언제나 선을 긋고 물러서니까.. 그래서 남자 주인공 래완이 불쌍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은성의 입장도 어느정도 이해가 갔다. 그리고 보면서,, 이럴거면 그냥 진작에 사귀지 그랬냐! 라는 생각도 들었다ㅋㅋ 그냥 이름만 친구지 저 정도면 그냥 사귀고 있는거 아니었냐구.. 남여사이에 친구는 없다는 말을 증명해주는 드라마랄까.. 주인공 두 사람의 얼굴합도 너무 좋았고 분위기도 몽글몽글 예뻤던 드라마. 설렘 가득 충전하고 싶다면 이 드라마 추천!
보통의 재화
이 드라마는 가장 최근에 방영한 1부작 드라마로, <괴물>에서 최애캐라고 했던 박정제를 연기했던 최대훈 배우의 연기를 더 보고 싶어서 보게 되었다. 그리고 곽선영 배우도 한때 내가 과몰입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익순이 역으로 출연했기에 반갑기도 해서 망설임 없이 시청했다. 줄거리는 평생을 재수없이 살아온 재화가 공황장애 진단을 받게 되면서 의사 병모와 상담을 통해 서로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재화는 언제나 불운의 아이콘으로 살아왔고, 항상 남을 배려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도 남을 위해 참아가며 살아온 사람이다. 그러다 속에서 병이나버렸고,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의사 병모는 뭐만하면 약을 먹으라고 하지만 재화는 약물치료를 거부하고 스스로 이 병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찾아 하나씩 타파하기 시작한다. 하고 싶은 말도 참지 않고 해보고, 내 절친과 바람난 첫사랑에게 복수도 해보고, 엄마에게 하소연도 해보고.. 하지만 그런다고 마음의 병이 하루아침에 낫는 것은 아니었다. 아파트에서 만난 중학생 희정이와도 가까워지면서 서로를 치유해주고, 매너리즘에 빠져 살았던 병모도 변화하는 쌍방힐링 드라마. 소심하고 할말 못하며 살아가는 재화가 나와 비슷한 것 같아 공감이 많이 되었다. 특히 엄마에게 울면서 소리지르는 장면은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나도 눈물이 찔끔 날 뻔 했다.. 많은 현대인들이 재화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을텐데 그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장면에 활짝 웃는 재화의 얼굴이 기억에 남는 드라마. 공감가는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추천!
오늘은 내가 본 단편 드라마 중 기억에 남는 것들을 소개해보았다. 사실 본지 꽤 된 것들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했는데 이 참에 다시 찾아보니 그때 생각이 새록새록 났다.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에 느긋하게 긴 드라마를 볼 시간도, 끈기도 없는 분들에게 단편 드라마를 꼭 추천해주고 싶었다. 중장편 드라마처럼 장황한 서사를 가진 건 아니지만 그래서 더 보기 쉽고, 나처럼 정주행을 잘 못하는 사람들도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드라마를 보고 싶긴 한데 엄두가 안날 때 꼭 한번 단편 드라마에 도전해보시길! 이야기는 짧지만 여운은 오래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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