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오징어게임> 이후로 우리나라에서 공개되는 넷플릭스 드라마는 대부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듯하다. 넷플릭스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남들 다 보는거 혼자 안보는 취미가 있는 나는 매번 뒷북으로 뒤늦게 드라마를 보거나, 아예 안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소년심판>은 뒤늦지 않게 유행에 탑승했다. 이유는.. 내 친구들이 워낙 추천해서도 있지만, 원래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장르에 가깝기 때문이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가 <시그널>,<비밀의 숲>,<괴물> 이 세개인데, 설명할 필요도 없이 비슷한 장르이다. (소나무 취향) 그리고 부동의 인생드라마 <시그널>에 출연했던 김혜수 배우가 나오기 때문도 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살짝 실망이었다. 주변에서 너무 반응이 좋아서 기대를 잔뜩하고 봐서인것도 있겠지만, 내 스타일에 딱 맞는 드라마는 아니었다.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정리해봤다.
아쉬웠던 점 1.
부족한 캐릭터의 매력
이 모든건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면서.. 내가 볼때는 주연 캐릭터들의 매력이 다소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심은석 판사는 물론 차태주 판사의 캐릭터가 특히 아쉬웠다. 심은석 판사의 과거 사연도 조금은 뻔했고, 차태주 판사의 과거 또한 그랬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차태주 판사의 분량과 역할이 줄어드는 듯해서 아쉬웠다.. 사실 김무열 배우가 완전 말랑한 캐릭터로 나오길래 되게 기대 많이하고 봤는데 더 매력을 뽑아낼 수 있었던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많이 아쉽... 물론 이 드라마가 보는 사람에게 흥미진진한 재미를 주는 것보다는 사회적인 메세지를 던지는 것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느낌이라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너무 아쉬움... 인물들 서사도 너무 덜 풀렸고.... 시즌2를 위한 큰그림인가?! 그리고 강원중 부장도 누가 <비밀의 숲>의 강원철이랑 비슷하다 그래서 기대 많이 하고 봤는데... 아들한테 공부 못한다고 뭐라하는 거보고 정뚝떨. 갑자기 사라졌다가 끝에 잠깐 훈훈하게 나오는 강원중 캐릭터도 많이 아쉬웠다. 캐릭터들이 다소 입체적이지 못하고 평면적인 면이 많다고 느껴졌다.
아쉬웠던 점 2.
각 사건들의 마무리
<소년심판>은 여러 소년범죄 사건들을 엮어서 이루어진 드라마이다. 한 사건을 마무리하면 다른 사건으로 넘어가는 식인데, 이 부분이 나는 조금 아쉬웠다. 다른 사건으로 넘어갈 때 판결만 내리고 끝이 나는게 좀.. 찝찝..? 심심..? 했다. 그 뒤에 어떻게 되었는지 더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무래도 각 사건들마다 연관이 되어있지 않고 개별적인 사건이라 그런 것 같다. 또, 10부작이다 보니 한 사건에 긴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점도 기여했다고 본다.
좋았던 점 1.
사회적 메세지
사실 이 드라마가 호평을 받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소년범에 대한 사회적 메세지를 남기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최근 드라마에서 다뤘듯이 수많은 소년범들이 저지른 범죄들이 많이 일어났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어리다는 이유로 부족한 처벌을 받아 국민들이 매우 분노하곤 했다. 다들 소년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소년범들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들끓었다. 하지만 <소년심판>에서는 소년범을 미화하지 않으면서도, 그들은 미성년자이고 대부분 부모와 어른들에게 상처를 입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소년범은 처벌하는게 목적이 아니라 교화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메세지를 주고 있다. 또한, 시청자들이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도 보면서 과연 소년범들이 정말로 교화가 가능한 것일까, 확실한 처벌이 재범을 막을 수 있는 것 아닐까? 하지만 어린 나이의 아이들에게 너무 가혹한 처벌인건 아닐까...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라는 점이 좋았다.
좋았던 점 2.
배우들의 연기력
뭐.. 이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을 맡은 김혜수 배우는 말할 것도 없고, 평소에 쎄한 캐릭터로 나에게 각인되어있던 김무열 배우의 말랑순두부 같은 캐릭터 연기와 소년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특히 심판사가 아들을 잃고 재판장에서 뛰쳐나가 길 한복판에서 아무 차나 붙잡으려고 하는 장면에서의 연기가 엄청났다. 김혜수 배우는 강인하고 카리스마 있는 역할도 잘 어울리지만, 그와 동시에 무너져내리는, 유약한 면이 보이는 장면에서 더 빛나는 듯하다. <시그널>에서 과거 20대 차수현이나 이재한과 무전이 연결되어 오열하는 장면 같이...(자꾸 시그널 얘기하는 시그널 덕후) 그리고 굉장히 많은 소년들이 나왔는데,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해서 더 실감났던 것 같다. 물론.. 말한마디 할 때마다 욕이 나와서ㅋㅋ 정말 노는 애들은 저정도로 욕을 많이 쓰나.... 싶었다.
이렇게 아쉬웠던 점과 좋았던 점을 두가지씩 추려봤는데, 내가 과몰입할만큼 내 취향에 딱 맞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재미 없거나 별로였던 건 아니었다. 충분히 좋은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많은 사람들이 시즌 2를 바라고 있는만큼 시즌 2가 나와서 내가 아쉬워했던 캐릭터의 서사 부분 등을 더 풀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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